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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공부

다시는 만나지 말자 - 수족구!

43개월 아들이 처음으로 수족구에 걸렸다. 

돌 때부터 기관생활을 했지만 수족구에 걸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이집에서 왜 매년 여름철만 되면 수족구 예방법을 귀찮을 정도로 안내를 했는지...

엄마들은 왜 그토록 수족구를 공포로 여기는지...

몸소 겪어보니 이젠 제대로 이해가 간다.

 

담당 의사선생님은 수족구에 대해서 담담하게 진단을 내리셨다. 

아무래도 해마다 반복되는 전염병이다 보니 그러신 것 같았다. 

 

수족구의 증상이나 예방법 등은 인터넷에 아주 많으니까, 

오늘은 내가 겪은 수족구에 대해서만 정리해보려고 한다. 

징그러운 수족구 수포ㅜ

일단 아이가 수족구 진단 받기 전날은 코가 꽉 막혀서 병원에 방문했고

그때는 입안의 궤양이 발견되지 않아 그냥 일반 감기약을 처방 받았다. 

 

그날 밤 늦게 체온이 38도를 넘어서 해열제를 먹였는데 열이 도통 내리지 않았다. 

이튿날 병원 방문 했을 때 입안의 궤양을 발견하고 수족구 진단을 내리고 처방약도 바꿨다. 

열이 떨어지면서  아침에 먹은 음식과 약까지 모두 토해서 위장약도 추가 처방 받았다. 

 

일단 수족구에 걸리면 어린이집은 당분간 쉬는 수 밖에 없다.

아이와 일주일동안 오랜만에 오붓한 집콕 생활을 하였다.

 

하루 정도 지나니 열은 떨어지고 몸에는 수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손, 발 위주로 올라온다고 하던데 , 아들은 허벅지랑 엉덩이,그리고 팔 안쪽에 수포가 더 많이 올라왔다.

손바닥과 발바닥은 뒤늦게 몇개 정도만 올라와서 손으로 놀이하거나 걸어다니는데는 그나마 불편함이 없었다. 

그런데 수포가 무더기로 따닥따닥 올라와 있으니 눈으로 보기에 정말 징그럽긴 하다.

 

진단 받고 5일 정도 지나니 수포는 딱지가 생겼고 아이는 가려운지 벅벅 긁어대기 시작했다.

집안에 딱지가 비듬처럼 우두두 떨어져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 뒤를 따라 다니면서 돌돌이를 무작정 돌렸다.

 

그리고 또 하나, 인터넷에서는 알려주지 않은 사실 하나,

 

나도 수족구에 걸렸다.

성인은 안 걸리는 줄 알았다 . 

 

아이 병 간호하느라, 아이와 놀아주느라 몸살기가 생겨서 목이 아픈 줄 지레짐작 하고 병원에 갔더니,

입안에 궤양이 보인다고 코로나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한다. 

입안 궤양이라는 말에 "선생님, 아이가 수족구에 걸렸는데... 어른도 전염이 되나요?"

하고 물었더니 의사선생님께서 그럼 수족구에 전염 된거라고 진단을 내리셨다.그러고는

 

 "수족구는 정말 아파요. 그런데 이 질병은 약으로 치료하기보다는 자연 치유에 가까운 병이라서 일주일 정도 참으면 호전이 될 겁니다." 

 

그런데 수족구 정말 너무 아프다. 

몸에 수포 같은 건 올라오지 않았는데 목이 너무 아프다.

침을 삼키거나 음식을 먹을 때 칼로 도려내는듯 한 아픔이 급습한다.

 

밥 먹으면서 아파서 울어본 적이 이번이 처음이다. 

 

그 와중에 내가 참 다행으로 생각 한것은 : 아들은 나처럼 아프지는 않았다는 거...

몸에 올라온 수포는 징그럽지만 음식 먹는데는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은 것이 너무나 다행스럽고 고맙기까지 했다. 

나도 엄마가 맞나보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픈 순간에도 아들의 상태가 신경 쓰이는걸 보니.

 

수족구 완치 소견서 받은지 2주가 지난 어제, 

아들의 손,발에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한다.

아이의 고사리 손에 껍질이 우두두 벗겨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가슴이 덜컹 하지 않을 부모가 어디 있을까?

 

근데 이 또한 수족구 후유증이란다.

심한 경우 손톱,발톱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손발 껍질 벗겨지는 정도는 그냥 속 끓이지 않을려고 한다.

 

매년 여름철부터 가을까지 유행이라는 수족구 이 녀석!

우리 정말 다시는 보지 말자!!!